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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식

음주와 자살
  • 작성자
    김선희(건강증진과)
    작성일
    2016년 1월 13일(수) 10:04:41
  • 조회수
    757

음주와 자살

 

왜 알코올과 자살인가?

 
최근 수년 간 유명 연예인 또는 「왜 자살을 할까」 싶은 대기업의 총수 까지도 잇따라 자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사람마다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된 남모를 사연이야 있겠지만, 상당 수 자살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이들이 바로 자살 시도적 음주를 하였다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음주자체가 워낙 친숙한 일상생활의 일부이다 보니, 이러한 자살 이면의 음주가 있다는 사실이 그다지 중요하게 사람들에게 인식되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음주와 자살에 대한 관계를 조금만이라도 이해한다면, 음주야말로 순식간에 벌어져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일으키고 마는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술의 작용은 중추신경의 기능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음주초기 한두 잔의 술이 긴장과 불안이 누그러뜨리는 것은 바로 이러한 술의 억제작용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음주는 바로 전두엽의 뇌기능을 억제합니다. 전두엽은 충동, 공격성, 본능적 욕구 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데, 술이 이러한 전두엽의 작용을 억제(이를 전문용어로 ‘탈억제(Disinhibition)’라고 함.)한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평상시 다양한 스트레스나 환경적 문제로 순간적으로 약하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자살에 대한 충동, 욕구가 음주상태에선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미국 보건성 질병관리본부(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가 질병 이환율, 사망율 주간보고서(MMWR, Morbidity and Mortality Weekly Report)를 통하여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6년 까지 미국 내 17개 주에서 자살로 사망한 18,994명 중 혈중알코올검사상 양성 반응을 나타낸 사람이 33.2% 에 달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자살 사망자중 1/3 이 알코올과 연관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음주율과 시사율

 
지난 수 십 년간의 연구를 통하여 음주는 자살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중의 하나라는 것이 밝혀졌으며, 특히 청소년 등 일부 집단에서는 음주가 자살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제시되고 있습니다.
음주가 자살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것은 이러한 영향이 단지 알코올중독과 같은 알코올사용장애자나 심한 우울증환자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만 특별하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 인구대중 전체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자살의 위험을 높이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자살사망자 추이를 보면, 1998년 IMF 당시 급격히 상승했다가, 2000년, 2001년 감소된 이후 2004년, 2005년에 걸쳐 다시 상승하는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당연도의 현재 음주율을 비교해보면, 1998년 52.1%로 상승한 이후 2001년 50.6%로 약간 감소하였다가, 2005년 59.2%로 다시 상승하여 음주가 일반적으로 자살의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이 시사됩니다.
특히 음주율의 경우, 20, 30, 40대에서 높은 경향을 나타내는데, 자살사망자수 또한 같은 나이층에서 사망원인 1, 2위로 유사한 패턴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는 음주가 자살을 유발하는 중요한 일반적 요인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국민 전체 수준의 음주율을 줄이는 것이 자살예방에 중요한 전략이 되어야 함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음주가 자살위험을 증가시키는 급성 매카니즘

 
이는 주로 자살시도자 또는 사망자의 자살시도 직전 음주유무나 객관적인 혈중알코올농도의 측정을 통하여 가늠할 수 있습니다. 2004년 미국 버클리 대학의 Cherpitel 교수팀이 최근의 연구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보고서에 의하면, 자살시도자 중 평균 40%(10%-73%), 자살사망자 중 평균 40%(10%-69%)에서 자살 시도전 음주가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살 시도 전 6시간 내 음주한 사람이 자살시도의 위험이 13배에 이른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음주는 일시적으로 절망, 좌절감을 증폭하는 동시에, 자살시도에 대한 심리적 자제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자살의 위험을 높입니다. 즉, 음주는 절망감, 우울감, 외로움 등의 감정을 순간적으로 증가시키며, 자해를 포함한 충동성, 공격성을 증가시키고, 술을 마심으로써 자살을 시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며, 효과적인 다른 대처기법을 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억제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그 사람이 여타 자살위험을 높일 만한 극심한 스트레스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음의 여부와 관계없이 음주는 순간적으로 자살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음주가 자살위험을 증가시키는 만성적 매카니즘

 
만성적이고 반복적인 음주는 대표적으로 알코올남용, 알코올의존과 같은 만성정신질환을 유발하고, 이것이 자살의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역학조사에 의하면 알코올사용장애 환자의 7% 많게는 18% 정도가 자살로 사망하며 자살한 사람들의 25%는 알코올사용장애를 앓았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알코올의존을 앓고 있는 환자는 여타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 않은 일반인에 비하여 60-120배까지 자살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공격성, 충동성 및 알코올의존의 심각도와 같은 외향적 정신 병리와 부정적 감정상태, 절망감 등의 내향적 정신병리가 알코올 의존환자에서 자살의 유발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즉, 알코올 의존환자는 기능의 저하와 대인관계에서 쉽게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이러한 스트레스 사건 경험으로 인하여 쉽게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이 동반되고, 나아가 대인관계기술의 부족으로 이러한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증가된 공격성, 충동성이 자신에게 향하여 자살을 시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반복적이고 만성적인 음주와 금단의 반복적 경험이 내적인 충동성과 공격성을 증가시켜 그 자체로 자살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울증과 음주와 자살

 
알코올사용장애는 우울증과 같은 정서장애와 흔하게 동반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한 역학조사보고는 알코올사용장애 환자의 작게는 ¼ 많게는 2/3에서 별도의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우울증을 앓는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역학조사결과를 보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알코올의존에 이환될 위험은 2- 3배에 이른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울증과 알코올사용장애는 함께 동반 경우, 예후와 치료반응이 좋지 않고 자살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2005년 미국 Dumais 교수팀의 보고에 의하면 우울증환자에서 알코올사용장애가 동반될 경우, 그렇지 않은 우울증환자에 비하여 자살의 위험이 3.16배 증가한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컬럼비아 대학의 Sher 교수팀은 알코올사용장애를 앓은 적이 있는 우울증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자살시도횟수, 자살시도 치명도, 자살에 대한 사고 등이 유의하게 더 높으며, 이는 만성적 음주로 인하여 증가된 공격성, 충동성에 의하며 매개된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즉, 우울증환자에서 만성적으로 음주를 할 경우, 세로토닌의 저하와 같은, 충동을 조절하는 뇌기능의 저하가 유발되어, 우울증환자로 하여금, 자살에 대한 사고를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알코올과 충동성, 자살의 관계

 
충동성과 공격성은 자살의 위험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알코올사용장애가 동반된 우울증환자가 알코올사용장애를 앓지 않은 우울증환자에 비하여 충동성과 공격성이 더 높고, 자살시도와 자살이 더 흔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충동성, 음주와 자살과의 관계에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관계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1990년대부터 최근 까지 충동성, 음주, 자살에 있어서 세로토닌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즉, 충동성은 뇌에서의 세로토닌의 감소와 연관되는데, 알코올사용장애 환자의 뇌에서는 세로토닌의 농도가 감소되어 있다고 보고된다.
또한 알코올중독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음주자에서 비음주자에 비하여 뇌 내 세로토닌의 활성이 감소되어 있다고 보고된다. 알코올사용장애가 동반된 우울증환자의 뇌에서는 알코올사용장애가 동반되지 않은 우울증환자에 비하여 세로토닌이 주된 작용을 하는 전두엽 부분의 활성이 현저히 감소되어 있다는 보고도 있으며, 알코올사용장애가 동반되 치명적 자살시도자에서 상대적으로 덜 치명적인 자살시도자에 비하여 뇌내 세로토닌 농도가 더 크게 감소되어 있다고 보고된다.
즉, 습관적 음주와 이로 인해 유발되는 알코올사용장애는 세로토닌의 저활성을 유발하고 이러한 뇌내 세로토닌 농도저하, 또는 저활성은 공격성, 충동성의 상승으로 이어져 자살의 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청소년 음주와 자살

 
우리나라는 청소년보호법상 술을 유해약물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청소년에 대한 음주판매 규제는 엄격히 이루어지지 않는 편이며(청소년 주류구매경험 35%, 국가청소년위원회, 2006), 따라서, 중고등학교 청소년의 연간 음주경험율도 47.6% 로 높은 편입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사망원인 중 자살이 급격히 증가하여 현재 2위인 상황을 감안한다면, 청소년 음주는 청소년 자살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면에서 중요한 문제입니다.
청소년 행동위험요인 조사를 이용한 국내 연구자의 2009년 연구결과에 의하면, 응답 청소년 중 남자의 19.1%, 여자의 27.9% 가 자살충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하였으며, 자살시도 경험도 각각 4.6%, 6.1% 에 이르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 연구는 지난 한 달간 5회 이상 과음을 한 경우,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하여 자살시도의 위험이 남자 4.59배, 여자 2.68배 증가하여, 청소년에서 음주와 자살이 직접적으로 연관됨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핀란드에서 진행된 연구에 의하면 자살 사망 청소년의 50% 에서 혈중 알코올 검사 결과 가 양성으로 나타났으며, 자살 시도 청소년 남자 중 39-53%, 여자 중 20-40% 에서 자살 시도 전 음주를 하였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음주가 성인에 비하여 횟수는 적으나 과음의 가능성이 크고, 청소년이 더욱 쉽게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과폭음에 의한 충동억제능력 상실이 청소년 자살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됩니다.
또한 청소년에서 반복적 음주는 우울증, 행동장애와 같은 정신과적 문제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 경우 자살사고와 중독의 증상이 심해져, 여타 질환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자살의 위험이 17대 정도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여성의 음주와 자살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1995년 15.3%에서 2005년 41.1%로 두 배 이상 고위험 음주율이 증가되었으며, 같은 시기 여성의 자살율은 인구 10만명 당 8.1명에서 15.8명으로 사망순위 9위에서 5위로 두 배 가까이 급격하게 증가되었습니다.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하여 우울증의 유병율이 더욱 높은데, 우울증이 있을 경우 음주로 인한 자살의 위험이 더욱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감안한 다면, 여성에 있어서 음주의 증가가 남성에 비하여 더욱 크게 자살사망율 증가에 기여할 수 있음이 시사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알코올분해효소 활성이 낮아 알코올에 대한 민감성이 높은 바 급성 중독에 의한 탈 억제가 더 쉽게 일어나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할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노인의 음주와 자살

 
사망의 내부 요인, 즉, 질병에 의한 사망을 제외한 외부원인에 의한 사망을 보면,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큼을 알 수 있습니다. 노인의 경우, 전반적으로 음주량이 줄고, 기타 질병에 의한 사망이 커 자살에 대한 사망이 두드러지지 않으나, 우리나라는 서양과 달리, 특히 남성의 경우, 55세 중년 및 이후 노년층이 되어도 음주율이 크게 감소하지 않는 사실을 감안한다면(노인인구 고위험음주율 60대27.6%, 70대 20.5%),남성 노인인구의 경우 사회적 고립과 신체질환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함께 음주가 복합적으로 자살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음이 시사됩니다.
실제 외국의 연구에서도 음주 또는 습관적으로 과음을 하는 노인에게서 자살의 위험이 더 크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노인의 경우 생리적 노화와 연관되어 중추신경의 알코올에 대한 감수성이 커지는 바 소량의 알코올로도 쉽게 급성중독상태 및 이로 인한 우발적 자살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향후과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음주는 크게 급성효과와 만성효과를 통하여 자살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음주 및 음주로 인한 문제를 줄이는 것은 단지 음주의 폐해를 예방하는 것 뿐 만 아니라 자살을 예방하는데 있어 핵심적인 과제입니다.
알코올 급성영향에 의한 자살은 전체 인구 차원의 음주율과 연관되며, 만성적 영향에 의한 자살은 알코올 사용장애 및 이와 동반되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의 이환과 직접적으로 관련됩니다. 즉, 알코올의 급성영향에 의한 자살예방을 위해선 청소년과 같은 취약계층의 알코올에 대한 접근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제도적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며, 만성적 영향에 의한 자살을 막기 위해선 알코올사용장애, 우울증, 자살에 대한 사회적 편견의 제거와 함께 초기에 신속하고도 효율적으로 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치료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합니다.
전체 인구차원의 음주량을 줄이는 보건학적 접근과 알코올사용장애에 대한 치료율을 높이는 의료적 차원의 개입, 즉, 자살 및 음주의 폐해에 대한 국민의 인식증진과 다양한 세팅, 집단을 대상으로 한 특화된 알코올문제 예방서비스 및 치료서비스가 포괄적으로 함께 이루어져야 만이 효과적으로 자살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출처 : 파랑새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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