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야 좋나, 낮아야 좋나' 알쏭달쏭 건강수치 '무신경도 病'
한국일보 2007-10-05
회사원 김모(42)씨는 최근 직장에서 2년마다 받는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다. 신체검사 결과 간 효소검사 수치가 너무 높게 나왔다며 재검을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다.
평소 건강에 자신있던 김씨는 간 효소 수치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해 연락하지 않았던 의사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 보았지만 신통한 답을 듣지 못했다.
중년을 넘어서면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등과 같은 단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때문에 수시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 고가의 검진도 마다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기껏 검진을 해놓고도 이를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혈압을 비롯해 콜레스테롤, 혈당, 비만, 간 등 건강상태의 지표가 되는 수치를 판독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보다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 몸무게, BMI 25 이하 유지를
몸무게는 건강 상태를 아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수치다. 특히 BMI(체질량지수ㆍ체중(㎏)/키의 제곱(㎡))가 18.5~22.9㎏/㎡이면 정상이다.
18.5㎏/㎡이면 저체중, 23㎏/㎡ 이상이면 과체중이다. 특히 25~29.9㎏/㎡이면 1단계 비만, 30㎏/㎡ 이상이면 2단계 비만이다.
의료보험관리공단의 건강검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체질량지수는 남성은 22.5㎏/㎡, 여성은 21.5㎏/㎡로 나타났다.
이를 계산하기 어렵다면 허리둘레 치수만이라도 수시로 재야 한다. 비만 가운데 건강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이 복부비만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36인치 이상, 여자는 32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본다.
비만 여부를 판정하는 체지방률은 남성은 10~18%, 여성은 20~25%가 정상 범위다.
남자의 체지방률이 20% 이상, 여자는 체지방률이 30%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한다. 체지방률이 정상수치보다 높으면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등 각종 합병증에 걸릴 위험성이 높다.
■ 간, 효소 40 넘으면 손상
간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이 간 효소(AST, ALT/일명 GOT, GPT)검사다. AST, ALT는 간세포 내에 있는 효소로, 간세포가 망가지면 혈액 속으로 흘러나온다.
따라서 혈액 속에 이 두 효소의 수치가 높을수록 간세포가 많이 손상됐다는 뜻이며 40IU/L 이하가 정상이다.
보통 간 수치의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간 수치는 병의 경중과 무관할 때도 많다.
이 수치는 현재 세포가 얼마나 파괴되고 있는지를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 세포가 이미 모두 파괴돼 간경변증이나 간암이 돼도 간 수치는 정상인 경우가 있다.
■ 콜레스테롤, 160↑/40↓ 위험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콜레스테롤량의 총합도 중요하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 이상이면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좋은 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의 비율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콜레스테롤이 160㎎/㎗을 넘어서거나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콜레스테롤(정상 45~65)이 40㎎/㎗ 미만이라면 당장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
LDL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주범이므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위험하다.
반면 HDL콜레스테롤은 혈액과 조직 속에 있는 LDL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하므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따라서 무조건 지방이 든 음식을 먹지 않는 것보다는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이고 적당량의 식물성 지방을 규칙적으로 먹어야 한다.
■ 혈압, 120↓/80↑ 정상
심장이 혈액을 밀어낼 때의 압력인 수축기(최고) 혈압과 심장이 혈액을 밀어내기 직전에 한껏 늘어난 확장기(최저) 혈압은 120㎜Hg 미만/80㎜Hg 이상이 정상범위다.
최고 140㎜Hg/최저 90㎜Hg 이상은 혈관이 터지거나 막힐 확률이 높으므로 치료를 해야 한다.
이보다 약간 낮더라도 안심은 금물이다. 정상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혈관이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 고혈압이었다가 꾸준한 운동 등으로 혈압이 정상치로 내려왔다고 해서 혈압약 복용을 끊으면 안 된다.
고혈압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혈압강하제 복용을 빠뜨리지 않는 것. 약을 먹어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와도 의사의 별도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자기 맘대로 끊어서는 안 된다.
■ 혈당, 110~140이 적정
혈당 수치는 저녁식사 후 10시간이 지나 아침 공복일 때 110㎎/㎗, 식후 2시간 후 140㎎/㎗ 미만이면 정상이다.
반면 공복일 때 120㎎/㎗ 이상, 식후 2시간 후 200㎎/㎗ 이상이면 당뇨병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혈당은 먹는 음식물과 활동 정도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내분비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필요한 만큼 서너 차례 더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
당뇨병은 성인 실명(失明)을 비롯해 뇌졸중, 심장혈관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실명 등 극단적인 상황을 막으려면 식사, 운동, 약물투여, 기분상태에 따라 하루에 4회 정도 혈당을 측정해 적정수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전과 식사 후 2시간 뒤에 각각 한 번씩. 그리고 운동할 때에는 운동 전, 운동 중간, 운동 종료 2시간 뒤에 모두 혈당을 측정해 운동 중 저혈당으로 인한 쇼크를 예방해야 한다.
운동 전 혈당치가 100㎎/㎗ 미만이면 우유 1잔을 마셔 혈당을 높인 뒤 운동을 시작하고, 250㎎/㎗ 이상이면 걷기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최윤호 교수,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전성훈 교수, 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