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을에게 / 이석재
밤새 그대는 나를 울게 하였습니다
내 흘린 눈물 자리마다
뚜벅뚜벅 침목들이 걸어와 드러누웠습니다
그대와 내가 가는 길은
늘 수평의 길이었지요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그만큼의 거리를 두고
뻗어도 닿지 않는 촉수 저편
애써 서러움 한 자락씩 지워내고 있었지요
보내고 잊는 일보다
바라보며 다가갈 수 없는 시간이
더욱 서러운 것임을
애써 아픈 울음 한 덩이 힘겹게 삼키게 합니다
나는 압니다
훗날 우리가 닿아야할 어느 낯선 역사에서
비로소 저린 팔 내밀어 안아볼 그 시간 속에서
그토록 깊고 서러웠던 시간들이
낱낱의 보물이 되어 쌓여있는 섬 하나로
기다리고 있음을.
** 약력
2021년 무성서원 백일장 대상
2022년 사계김장생문학상 대상
현 인천시 동구 거주